기업과산업

- 원전 해체는 세아베스틸지주에게 엄청난 기회, 이태성 사용 후 핵연료처리장치 키운다
-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원전 1기를 해체하는 데 8726억 원이 든다. 여기에 국내에 원전 30기가 있음을 감안하면 국내 원전 해체 시장은 약 26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영구정지 상태로 해체되지 않은 원전은 세계에 188기가 존재하고 2050년까지 588기의 원전이 영구정지할 것으로 파악된다. 단순 추산하면 앞으로 약 513조 원의 원전 해체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원전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비용이 드는 단계는 핵폐기물을 사용 후 핵연료처리장치(CASK)에 넣어 반출하는 단계다. CASK는 원자력 발전 후 남은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운반할 수 있도록 하는 용기다.시장조사기관 베리파이드 마켓리포트에 따르면 세계 CASK 시장 규모는 2033년 98억 달러(약13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세아베스틸지주의 CASK 경쟁력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이 이끄는 세아베스틸지주는 사용 후 핵연료처리장치(CASK) 사업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국내에서 CASK를 제작해본 기업은 두산에너빌리티와 세아베스틸지주의 100% 자회사 세아베스틸 두 곳뿐이다.이 가운데 제품이 미국 원자력안전위원회(US-NRC)의 승인을 받은 것은 세아베스틸이 유일하다.세아베스틸은 2019년에 국내 최초로 미국 기업에 CASK를 수주하고 2022년에도 국내 최초로 미국에 완제품을 납품했다.세아베스틸지주는 2023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서 "안전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CASK 제작을 위한 자격 인증을 취득하고, 처분용기 제작기술 및 사용 후 핵연료 관리단계에 대한 안전 연계 기술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CASK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 찾아야이태성 사장이 세아베스틸지주를 통해 CASK 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는 매출 증가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해야 하기 때문이다.세아베스틸지주의 매출은 3년간 해마다 평균 9% 가량 감소했다. 연결기준으로 매출은 2022년 4조3863억 원, 2023년 4조835억 원, 2024년 3조6361억 원을 거뒀다.영업이익도 안정적이라고 보기 힘들다. 2022년 1279억 원에서 2023년 1967억 원으로 53.8% 증가했다가 2024년 523억 원으로 73.4% 급감했다.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실적 악화의 배경으로 "전방산업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중국산 저가재 유입으로 가격 경쟁이 심화된 것이 주 원인"이라고 지적했다.이태성 사장은 세아홀딩스 지분을 35.12% 갖고 있다. 개인회사 에이치피피(HPP)의 세아홀딩스 지분 9.38%를 더하면 44.5%의 지분율을 가지고 있다.이는 이순형 회장(4.01%)과 이 회장의 아들 이주성 사장(17.95%)의 지분 합의 2배 이상으로 이태성 사장이 세아그룹 양대 지주사 중 한 곳인 세아홀딩스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세아홀딩스는 세아베스틸지주의 지분을 61.72%를 갖고 있다.김주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