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저널] 세아그룹 사촌의 경영권 분쟁 없는 승계의 비밀, 형 대신 그룹 맡은 이순형의 '균형'](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7/20250724172902_84598.jpg)
▲ 세아그룹은 분쟁에 휘말리는 일 없이 상속과 승계를 안정적으로 진행시켜 왔다. <세아홀딩스>
2013년 이운형 회장이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사망하고 그의 지분 상속 과정과 양대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이 모두 가족 사이 분쟁 없이 이뤄졌다.
재계에서는 세아그룹이 이운형 회장과 이순형 회장의 형제경영에서 이순형 회장의 1인경영, 그리고 이태성 세아홀딩스 사장과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사장의 사촌경영으로 잡음 없이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로 이순형 회장의 ‘균형’을 꼽는다.
일반적으로 분쟁은 나보다 내 형제가 더 많이 가져간 것 같을 때 발생한다는 점을 살피면 세아그룹이 사촌 사이에 비교적 ‘균등하게’ 계열사를 나눠 소유하게 된 것이 바로 평화로운 가족경영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 양대 지주사 체제의 균형
현재 세아그룹 오너 일가는 세아홀딩스, 세아제강지주라는 두 개의 지주회사를 통해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세아홀딩스는 사촌형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이, 세아제강지주는 사촌동생인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사장이 각각 맡아 경영하고 있다.
세아그룹의 양대 지주사인 세아홀딩스와 세아제강지주의 자산 규모는 각각 6조2487억 원, 5조7762억 원으로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매출 규모로 봐도 각 지주사의 주력 계열사들의 규모가 비슷하다.
세아제강지주의 주력 계열사 세아제강의 매출은 2024년 연결기준 1조7862억 원으로 세아홀딩스의 주력 계열사 세아베스틸(2조249억 원)과 엇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 두 번의 전환점으로 자리잡힌 지배구조
세아그룹이 하루아침에 이런 균형 잡힌 지배구조를 갖추게 된 것은 아니다. 이 구조에 도달하기까지 세아그룹은 크게 두 번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첫 번째 전환점은 2013년 이운형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이다.
이운형 회장과 동생 이순형 회장의 ‘안정적 형제경영’이란 평가를 받아왔던 세아그룹은 이운형 회장이 사망하며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동생의 1인경영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1인경영은 자연스럽게 ‘사촌경영’으로 이어졌다. 이순형 회장이 형의 경영권은 물려받았지만, 형의 지분은 물려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운형 회장의 지분은 그의 장남 이태성 당시 상무와 부인 박의숙 세아네트웍스 당시 사장에게 상속됐다.
이운형 회장은 세아홀딩스(17.95%), 세아제강(12.9%), 세아베스틸(0.74%), 세아네트웍스(12.5%), 해덕기업(3.9%), 세대스틸(26.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태성 당시 세아홀딩스 상무가 당시 가장 많은 지분을 상속받았다. 세아홀딩스(8.41%)와 세아제강(8.38%) 지분을 상속받으며 세아홀딩스 최대주주가 됐다. 1700억 규모의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세아제강 지분을 수십 차례에 걸쳐 매각했다.
이순형 회장이 조카인 이태성 당시 상무를 도의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무시할 수 없는 조건이 만들어진 셈이다.
이순형 회장의 장남인 이주성 사장과 이운형 회장의 장남인 이태성 사장은 이운형 회장의 사망 후 2년 만인 2015년 전무로 승진한 뒤 2016년에는 처음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세아그룹의 ‘3세 경영’은 2018년을 계기로 또 한 번 전환점을 맞았다.
세아제강이 지주사 세아제강지주와 제조사 세아제강으로 분할된 것이다. 세아그룹의 특징인 ‘균형잡힌 양대 지주사 체제’가 공식적으로 출범한 것이다.
◆ ‘가족회의’ 부각될 정도로 끈끈한 가족경영
세아그룹 오너 일가는 경영에서 가족 간 합의를 중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분 정리 과정에서 가족회의의 존재가 부각되기도 했다. 지분 정리를 할 때 미리 가족회의를 거쳐 의견을 조율하다 보니 갈등이 사전에 차단되는 효과가 난다는 것이다.
다만 세아그룹은 가족회의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다. 가족끼리 지분을 정리하기 위한 회의가 따로 열렸던 것이 아니라 이태성 사장의 상속세 마련을 위한 지분 매각 당시 가족끼리 논의한 것이 가족회의로 와전됐다는 것이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가족회의의 존재에 대해 “당시 상속세 마련을 위한 지분 매각 과정에서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족들과 논의한 부분이 가족회의라고 표현됐던 것”이라며 “가족들이 워낙 사이가 좋은 것은 맞지만 경영적 판단과 결정은 절차에 맞게 각 사의 이사회를 통해 정한다”고 말했다. 김주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