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삼성전자가 최근 수출이 재개될 것으로 알려진 엔비디아의 중국용 인공지능(AI) 칩 'H20'으로 1조5천억 원 규모의 재고 손상차손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또 엔비디아가 중국 고객사에 삼성전자의 HBM3를 탑재한 H20 공급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추가 수혜도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또 엔비디아가 H20에 삼성전자가 공급하는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 탑재를 고려하면 수혜를 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4일 미국 금융증권사 모간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삼성전자를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중국 수출 재개로 수혜를 입을 기업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모간스탠리 측은 “아시아 공급망이 동시에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전자는 대중 AI 칩 수출 재개로 이전에 발생했던 1조5천억 원 규모의 재고 손상차손(Impairment Loss)을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엔비디아가 생산한 H20에 4세대 HBM3를 공급했다. 다만 미국의 대중 AI 반도체 수출 규제가 강화되며 H20의 수출이 막히자, 삼성전자는 1조5천억 원 규모의 재고 충단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삼성전자가 H20의 대중 수출 재개로 추가 이득을 볼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프 푸 홍콩 GF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중국 고객사들에게 HBM3를 탑재한 H20 공급을 다시 제안했다”고 말했다.
당초 엔비디아는 올해부터 H20에 삼성전자의 HBM3가 아닌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5세대 HBM3E 8단을 탑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H20 수출 재개로 얻는 이득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미국 증권사 JP모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HBM3E 8단 제품에 대한 엔비디아 인증은 받았지만, 이는 엔비디아 H20용으로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제프 푸 연구원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다시 H20에 삼성 HBM3 탑재를 고려하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이번 엔비디아 H20 중국 수출 재개로 엔비디아가 올해 중국에서 250억 달러(약 34조2천억 원)에서 최대 350억 달러(약 47조9천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또 다른 중국용 AI 칩 ‘B30’에도 그래픽용 D램 GDDR7을 공급하고 있어, 중국 수출 재개 수혜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엔비디아의 삼성 HBM3 탑재와 관련해 HBM3E 8단의 수급 상황 때문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마이크론과 삼성전자는 HBM3E 12단과 HMB4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고, SK하이닉스 역시 HBM3E 8단 비중을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