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DDR5 D램' 수율 50% 추정,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추격에 역부족

▲ 중국 CXMT가 수율 및 기술 문제로 DDR5 D램 양산 시기를 예정보다 늦췄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당분간 공급 과잉에 따른 업황 악화 리스크를 피할 수 있게 됐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 DDR5 메모리반도체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메모리반도체 1위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DDR5 규격 D램 수율 부진에 따라 양산 시점을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D램 선두 업체를 단기간에 따라잡겠다는 목표 달성에 한계가 드러나며 반도체 공급 과잉 가능성도 다소 낮아지게 됐다.

IT전문지 톰스하드웨어는 24일 대만 디지타임스를 인용해 “CXMT가 고질적 품질 및 생산 수율 문제로 DDR5 D램 양산 시기를 2025년 말로 늦췄다”고 보도했다.

현재 CXMT의 DDR5 D램 수율은 50%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격적으로 대량생산에 나서기는 아직 크게 부족한 수준이다.

CXMT는 D램 기술 개발에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을 깨고 지난해 말 DDR5 D램 상용화에 처음 성공했다고 밝혔다.

중국산 고성능 D램이 시장에 풀리기 시작하면 한국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이 고객사를 빼앗기거나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떠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개 기업이 지난 수십 년 동안 글로벌 D램 시장에서 과점체제를 유지했던 만큼 신규 경쟁사의 진입은 큰 위협 요소기 때문이다.

중국 반도체 업체 특성상 초반부터 생산량을 대폭 늘려 공급 과잉을 주도하고 낮은 가격에 메모리를 공급하며 사실상 ‘덤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리스크로 지목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실적에 D램 비중이 크기 때문에 공급 과잉이 벌어지면 수익성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톰스하드웨어는 CXMT의 DDR5 D램이 아직 기술 경쟁력 측면에서 선두 업체를 따라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CXMT의 DDR5 D램은 비교적 구형 공정 기술을 활용해 제조되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중국 'DDR5 D램' 수율 50% 추정,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추격에 역부족

▲ 삼성전자 DDR5 D램 홍보용 사진.

톰스하드웨어는 “CXMT D램의 생산 원가는 삼성전자와 비교해 매우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저가 제품으로 물량 공세에 나서기는 아직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고온 또는 저온에서 CXMT DDR5 D램의 성능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것도 약점으로 지목됐다. 

CXMT는 결국 이러한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올해 5~6월을 목표로 하고 있던 양산 시점을 연말까지 늦춘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타임스는 공급망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CXMT가 반도체 업계 평균 수준의 수율을 확보하려면 더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양산 시점이 더 미뤄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 당분간 중국산 D램 공급 확대와 관련한 타격은 반영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의미다.

다만 톰스하드웨어는 CXMT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업인 만큼 수율이 낮아도 생산 확대를 공격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중국 정부가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을 목표로 사실상 무제한 자금 지원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장기 관점에서는 CXMT가 중요한 경쟁사로 자리잡을 공산이 크다는 의미다.

다만 미국 트럼프 정부의 반도체 규제 강화가 CXMT의 사업 확대 의지를 꺾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시됐다.

미국과 일본, 유럽의 반도체 장비 기업들이 기술 규제에 맞춰 중국에 고성능 장비 공급과 사후서비스를 중단한다면 생산 능력을 빠르게 키우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톰스하드웨어는 “CXMT의 DDR5 D램 생산 확대에는 금전적 문제 이외에도 여러 난관이 자리잡고 있다”며 “그래도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주의를 기울여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