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조기대선 승리 따 놓은 당상일까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0일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이 머물고 있는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찾아 팽목분향소에서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세론’이 과연 조기대선 끝까지 완주할까?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60일 이내에 치러질 조기대선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문 전 대표는 현재 대선후보 지지율 1위인 데다 대통령선거 기간이 두 달밖에 되지 않아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데 다른 후보들의 ‘연합공격’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10일 발표한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문 전 대표는 32%의 지지율로 안희정 충남지사(17%),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9%)를 멀찌감치 앞섰다.

문 전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단 한 차례도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지금 당장 대선이 치러진다면 문 전 대표가 당선될 확률이 가장 높다는 뜻이다.

박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선거기간이 두달 이내로 짧아진 것도 문 전 대표 입장에서는 ‘호재’다. 1위 후보를 뒤쫓는 추격자 입장에서는 시간이 필요한데 벌어진 격차를 뒤집기에 두달은 너무 촉박한 시간이라는 것이다.

문 전 대표가 넘어야 할 1차 관문은 당내 경선인데 ‘이변이 없는 한’ 1위 통과가 유력해 보인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한때 지지율 20%대를 넘기며 문 전 대표를 바짝 추격했으나 ‘박근혜 선한 의지’ 발언의 역풍을 맞은 뒤 제대로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선 여야를 통틀어도 문 전 대표에 맞설 유력한 경쟁자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문 전 대표가 안 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등 민주당 후보를 꺾고 본선에 진출할 경우 이들의 지지층 중 상당수를 흡수할 것이란 전망도 ‘문재인 대세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후보인 만큼 여야 모두로부터 ‘제 1목표물’로 공격받는 점은 문 전 대표 입장에서 부담이다.

‘당내 우군’인 안 지사와 이 시장은 최근 문 전 대표의 리더십과 재벌정책을 겨냥해 연일 강도높은 비판발언을 내놓고 있다. 보수층을 중심으로 한 여권은 연일 문 전 대표의 안보관이 불안하다며 ‘문재인 불안론’을 퍼뜨리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반문연대’를 슬로건으로 내건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의 ‘빅텐트’도 잠재적인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

김 전 대표는 최근 민주당을 탈당해 ‘반패권’과 개헌을 고리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자유한국당 등과 잇달아 접촉하고 있는데 민주당에서 추가 탈당을 고민하는 비문계 의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표가 꾸린 ‘매머드급 캠프’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 임원 출신의 양향자 최고위원과 전윤철 전 감사원장은 최근 ‘귀족노조’ 발언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는데 자칫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 대세론’에 약점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문 전 대표가 현재 가장 유리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문 전 대표 입장에서는 짧은 선거기간 ‘돌발변수’를 차단하는 일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10일 박 대통령이 파면되는 모습을 자택에서 TV로 지켜본 뒤 팽목항으로 향했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세월호 희생자 넋을 기리기 위해 진도의 팽목항을 방문한다”며 “가장 절망적이고 고통스러운 곳, 그래서 절박한 희망이 시작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곳이 바로 팽목항”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