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첫달 한국은행에서 18조 원 가까이 돈을 빌려 쓴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정부는 올해 6월 한 달 동안 한은에서 대정부 일시 대출을 통해 17조9천억 원을 차입했다.
 
'확장재정 기조' 이재명 정부, 출범 첫달 '한은 마이너스통장'서 18조 빌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대정부 일시 대출 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이다.

개인이 시중은행에서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 대출)을 열어놓고 필요할 때 수시로 자금을 충당하는 것과 비슷하다.

올해 상반기 말 누적 대출은 88조6천억 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91조6천억 원)보다 3% 감소한 수치다. 대선 직전인 5월 대출이 없었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4월 말 기준 대출 잔액 55조 원을 모두 상환한 상태였으므로 6월 말 대출 잔액은 새로 빌린 17조9천억 원만큼 남았다.

이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경제 위기에 정부가 손 놓고 긴축만을 고집하는 건 무책임한 방관이자, 정부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일"이라고 밝히며 확장 재정 기조를 내세웠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정부 당시 한은의 일시 대출을 강하게 비판하던 민주당이 정권을 잡자마자 18조 원을 꺼내 쓴 것은 무책임하다"며 "이재명 정부가 퍼주기식 확장재정으로 나라 곳간을 거덜내지 않도록 감시하고 견제하겠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