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정부의 '인공지능(AI) 트로이카'가 한국 AI 산업 육성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을 국정 목표로 내걸고 있다. '구윤철-배경훈-하정우' 3인방은 인프라 구축과 인재 확보를 중심으로 AI 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24일 이재명 정부 움직임을 종합하면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 등 세 사람이 직무를 시작하면서 정부의 AI 정책 집행에 시동이 걸리고 있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취임 후 첫 기업 현장 행보로 세종특별자치시에 위치한 네이버 초대형 AI 데이터 센터 '각'을 방문했다.
배 장관은 이 자리에서 "첨단그래픽처리장치(GPU) 5만 장 확보 등 AI 고속도로를 구축해 'AI 3대 강국 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며 "민간 투자 촉진과 애로 해소를 위해 실질적 정책 방안을 적극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 내 '주요 포스트'에 AI 전문가를 발탁했다.
네이버 퓨쳐 AI센터장 출신 하정우씨를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에, LG AI연구원장 출신의 배경훈씨를 과기부 장관에 감짝 발탁했다. 이들은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AI 트로이카'로서 이재명 정부의 AI 정책을 이끌게 됐다.
구윤철 부총리도 'AI 전도사'라고 불릴 만큼 AI의 중요성에 대한 메시지를 꾸준히 발신해 왔다. 구 부총리는 그의 저서 'AI 코리아'에서 AI를 특정 산업이 아니라 전 산업·기술·서비스와 융합하는 '플랫폼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AI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제시한 만큼 이들의 정책 행보를 강하게 뒷받침해 줄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3인방은 우선 AI 인프라 확충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AI 산업은 그동안 '인프라 부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른바 '한국형 실리콘밸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컸다.
AI 산업은 AI 데이터 센터, AI 컴퓨팅센터, 전력망, GPU 지원, 연구 환경 등과 같은 물리적 인프라를 바탕으로 성장한다. 대규모 투자라 할지라도 어느 한 기업만이 성과를 낼 순 없다. 일종의 '산업 생태계'가 형성돼야 한다.
이런 물리적 인프라뿐 아니라 대규모 자본을 적절하게 공급할 수 있는 투자나 펀딩 시스템, 관련 인허가 문제에 적시에 대응할 정부 방침 등 사회문화적 인프라도 필요하다.
앞서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곧장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1조8천억 원 규모의 AI 예산을 새로 마련했다. 이는 AI 인프라 투자에 들어가지만 업계에서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AI 인프라 확충을 위해 민간 참여를 가로막는 조항도 손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최신형 GPU 1만 장을 확보해 이르면 2027년 국가AI컴퓨팅센터를 여는 계획을 세우고 사업자 공모에 나섰다. 하지만 공공지분 51%, 민간 지분 49%로 제한된 지분 구조 탓에 기업들의 참여 유인이 떨어져 공모가 두 차례 유찰됐다. 배 장관도 이달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규정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아울러 정부의 AI 인프라 구축 전략이 '비대칭적'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GPU 1만 장 확보, AI 슈퍼컴퓨터 구축 등의 계획을 세웠으나 대부분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나 대기업 중심의 배분구조다. 스타트업은 후순위 배정에 자부담 조건을 감수해야 한다. 모델 학습을 반복적으로 실행해야 하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이는 경쟁력 강화에 중대한 장애가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AI 투자 인프라 구축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AI 특화펀드는 아직 드물고 모태펀드 등 정책자금의 운용구조도 초기 고위험 AI 창업을 빠르게 뒷받침하기 어렵다. 이 대통령의 'AI 100조 원 투자'에서 스타트업 몫이 얼마나 될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한 AI 엔지니어는 "세계적으로 AI 혁신의 최전선은 스타트업에 있다"며 "오픈 AI, 앤트로픽, 퍼플렉시티 AI 등 글로벌 AI 선도기업 모두 스타트업에서 출발해 혁신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초거대 AI를 개발하는 각국 기업들도 모두 스타트업으로 민간 벤처캐피탈, 국가펀드, 테크 창업가들의 투자를 받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반면 국내 AI 스타트업은 정책의 수혜대상은 될지언정 전략의 중심에는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AI 인재 유출 문제도 'AI 3인방'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로 꼽힌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싱크탱크 '지속성장 이니셔티브'(SGI)가 6월18일 발표한 '한국의 고급 인력 해외 유출 현상의 경제적 영향과 대응 방안'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지난해 인구 1만 명당 AI 분야 인재 순유출은 0.36명에 이른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38개 회원국들 가운데 35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38개국 가운데 룩셈부르크가 8.92명 순유입으로 인재 유입 비율이 가장 높았고 독일은 2.13명, 미국은 1.07명 순유입을 기록했다.
한 AI 엔지니어는 "국내 업계는 단기 실적 중심의 연구평가 체계, 수직적 조직문화, 낮은 보상 체계 등으로 AI인재들이 입사를 꺼리고 있다"며 "한국 출신 인재들이 미국 등에서 학위를 딴 뒤 그대로 현지 취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7일 '2025 국민공공정책포럼' 축사에서 "대통령 지시에 따라 AI 인재 확보를 국가적 과제 1호로 삼고 있다"며 "인재(유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자산을 쏟아부어도 해결이 안 된다. 막연한 산업 전략으로서가 아니라 가장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AI 3인방이 향후 한국 AI 산업을 꽃피울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이들이 모두 'AI'라는 공통 분모와 함께 각자의 분야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라는 점이 주목된다.
구 부총리는 손꼽히는 '예산·정책' 전문가다. 33년간 공직에서 예산 업무를 담당해온 그는 AI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동안 AI 정책이 기술 개발 중심의 소규모 투자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사회 전반의 AI 전환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가능해진 셈이다.
배 장관은 '기술'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과거 한국형 거대언어모델(LLM) LG 엑사원(EXAONE) 개발을 이끈 적 있다. 특히 올해 초 중국 '딥시크' 성능을 넘는 추론 AI 모델을 오픈소스로 자체 개발했다는 점에서 국내 AI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껏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실무와 현장에 대한 이해가 높다.
하 수석은 소버린(주권) AI 개념을 적극적으로 전파 해온 '전략가'로, 네이버의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 개발·상용화를 총괄한 '기획'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이를테면 구 장관의 대규모 투자 지원 아래, 하 수석의 전략적인 기획이 결합하고, 배 장관의 실무와 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한 정책 집행이 더해진다면 AI 산업 육성이 불가능한 미션은 아닐 것이라는 이야기다.
업계 관계자는 "하 수석과 배 장관의 경우 업계에서는 전설적인 인물이고 구 장관의 경우 기존 경제 관료들과 달리 AI에 관심이 크다 보니 업계에서는 거는 기대가 크다"며 "특히 하 수석과 배 장관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이재명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을 국정 목표로 내걸고 있다. '구윤철-배경훈-하정우' 3인방은 인프라 구축과 인재 확보를 중심으로 AI 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부터),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 <연합뉴스>
24일 이재명 정부 움직임을 종합하면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 등 세 사람이 직무를 시작하면서 정부의 AI 정책 집행에 시동이 걸리고 있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취임 후 첫 기업 현장 행보로 세종특별자치시에 위치한 네이버 초대형 AI 데이터 센터 '각'을 방문했다.
배 장관은 이 자리에서 "첨단그래픽처리장치(GPU) 5만 장 확보 등 AI 고속도로를 구축해 'AI 3대 강국 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며 "민간 투자 촉진과 애로 해소를 위해 실질적 정책 방안을 적극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 내 '주요 포스트'에 AI 전문가를 발탁했다.
네이버 퓨쳐 AI센터장 출신 하정우씨를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에, LG AI연구원장 출신의 배경훈씨를 과기부 장관에 감짝 발탁했다. 이들은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AI 트로이카'로서 이재명 정부의 AI 정책을 이끌게 됐다.
구윤철 부총리도 'AI 전도사'라고 불릴 만큼 AI의 중요성에 대한 메시지를 꾸준히 발신해 왔다. 구 부총리는 그의 저서 'AI 코리아'에서 AI를 특정 산업이 아니라 전 산업·기술·서비스와 융합하는 '플랫폼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AI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제시한 만큼 이들의 정책 행보를 강하게 뒷받침해 줄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3인방은 우선 AI 인프라 확충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AI 산업은 그동안 '인프라 부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른바 '한국형 실리콘밸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컸다.
AI 산업은 AI 데이터 센터, AI 컴퓨팅센터, 전력망, GPU 지원, 연구 환경 등과 같은 물리적 인프라를 바탕으로 성장한다. 대규모 투자라 할지라도 어느 한 기업만이 성과를 낼 순 없다. 일종의 '산업 생태계'가 형성돼야 한다.
이런 물리적 인프라뿐 아니라 대규모 자본을 적절하게 공급할 수 있는 투자나 펀딩 시스템, 관련 인허가 문제에 적시에 대응할 정부 방침 등 사회문화적 인프라도 필요하다.
앞서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곧장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1조8천억 원 규모의 AI 예산을 새로 마련했다. 이는 AI 인프라 투자에 들어가지만 업계에서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AI 인프라 확충을 위해 민간 참여를 가로막는 조항도 손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최신형 GPU 1만 장을 확보해 이르면 2027년 국가AI컴퓨팅센터를 여는 계획을 세우고 사업자 공모에 나섰다. 하지만 공공지분 51%, 민간 지분 49%로 제한된 지분 구조 탓에 기업들의 참여 유인이 떨어져 공모가 두 차례 유찰됐다. 배 장관도 이달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규정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아울러 정부의 AI 인프라 구축 전략이 '비대칭적'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GPU 1만 장 확보, AI 슈퍼컴퓨터 구축 등의 계획을 세웠으나 대부분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나 대기업 중심의 배분구조다. 스타트업은 후순위 배정에 자부담 조건을 감수해야 한다. 모델 학습을 반복적으로 실행해야 하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이는 경쟁력 강화에 중대한 장애가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AI 투자 인프라 구축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AI 특화펀드는 아직 드물고 모태펀드 등 정책자금의 운용구조도 초기 고위험 AI 창업을 빠르게 뒷받침하기 어렵다. 이 대통령의 'AI 100조 원 투자'에서 스타트업 몫이 얼마나 될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한 AI 엔지니어는 "세계적으로 AI 혁신의 최전선은 스타트업에 있다"며 "오픈 AI, 앤트로픽, 퍼플렉시티 AI 등 글로벌 AI 선도기업 모두 스타트업에서 출발해 혁신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초거대 AI를 개발하는 각국 기업들도 모두 스타트업으로 민간 벤처캐피탈, 국가펀드, 테크 창업가들의 투자를 받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반면 국내 AI 스타트업은 정책의 수혜대상은 될지언정 전략의 중심에는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 AI 인재 순유출입 통계. <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공회의소의 싱크탱크 '지속성장 이니셔티브'(SGI)가 6월18일 발표한 '한국의 고급 인력 해외 유출 현상의 경제적 영향과 대응 방안'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지난해 인구 1만 명당 AI 분야 인재 순유출은 0.36명에 이른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38개 회원국들 가운데 35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38개국 가운데 룩셈부르크가 8.92명 순유입으로 인재 유입 비율이 가장 높았고 독일은 2.13명, 미국은 1.07명 순유입을 기록했다.
한 AI 엔지니어는 "국내 업계는 단기 실적 중심의 연구평가 체계, 수직적 조직문화, 낮은 보상 체계 등으로 AI인재들이 입사를 꺼리고 있다"며 "한국 출신 인재들이 미국 등에서 학위를 딴 뒤 그대로 현지 취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7일 '2025 국민공공정책포럼' 축사에서 "대통령 지시에 따라 AI 인재 확보를 국가적 과제 1호로 삼고 있다"며 "인재(유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자산을 쏟아부어도 해결이 안 된다. 막연한 산업 전략으로서가 아니라 가장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AI 3인방이 향후 한국 AI 산업을 꽃피울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이들이 모두 'AI'라는 공통 분모와 함께 각자의 분야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라는 점이 주목된다.
구 부총리는 손꼽히는 '예산·정책' 전문가다. 33년간 공직에서 예산 업무를 담당해온 그는 AI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동안 AI 정책이 기술 개발 중심의 소규모 투자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사회 전반의 AI 전환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가능해진 셈이다.
배 장관은 '기술'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과거 한국형 거대언어모델(LLM) LG 엑사원(EXAONE) 개발을 이끈 적 있다. 특히 올해 초 중국 '딥시크' 성능을 넘는 추론 AI 모델을 오픈소스로 자체 개발했다는 점에서 국내 AI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껏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실무와 현장에 대한 이해가 높다.
하 수석은 소버린(주권) AI 개념을 적극적으로 전파 해온 '전략가'로, 네이버의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 개발·상용화를 총괄한 '기획'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이를테면 구 장관의 대규모 투자 지원 아래, 하 수석의 전략적인 기획이 결합하고, 배 장관의 실무와 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한 정책 집행이 더해진다면 AI 산업 육성이 불가능한 미션은 아닐 것이라는 이야기다.
업계 관계자는 "하 수석과 배 장관의 경우 업계에서는 전설적인 인물이고 구 장관의 경우 기존 경제 관료들과 달리 AI에 관심이 크다 보니 업계에서는 거는 기대가 크다"며 "특히 하 수석과 배 장관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