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장 사장이 자체 모바일 프로세서(AP) '엑시노스2600'의 성능과 수율(완성품 비율)을 끌어올리며, 삼성전자가 내년 초 출시할 스마트폰 '갤럭시S26시리즈'에 탑재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이에 따라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장 사장이 내년 엑시노스2600를 대량 공급하며 이전 세대 엑시노스2500에서의 실기를 만회, 모바일 AP 시장에서 자존심을 회복할지 주목된다.
19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유출된 엑시노스2600의 중앙처리장치(CPU) 멀티코어 성능이 퀄컴의 ‘스냅드래곤8 엘리트’보다 뛰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AP 개발사들이 CPU 성능 테스트를 위해 사용하는 ‘긱벤치6’에 등록된 점수를 보면, 엑시노스2600은 멀티코어 10200점을 기록했다. 출시 전 공개됐던 스냅드래곤8 엘리트(올해 갤럭시S25시리즈 탑재)의 멀티코어 점수인 9271점보다 높은 수치다.
게다가 퀄컴이 오는 9월23일 공개할 것으로 알려진 차세대 스냅드래곤8 엘리트2와 미디어텍의 디멘시티9500과도 멀티코어 점수가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 긱벤치6에 등록된 두 AP의 멀티코어 점수는 모두 1만1천 점 수준이었다.
엑시노스2600은 싱글코어 CPU 점수에서는 퀄컴 AP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점수를 기록했지만, 여러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인공지능(AI), 고사양 게임, 영상편집 등에 멀티코어 성능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기술적 진전을 이룬 것으로 해석된다.
엑시노스2600을 제작하는 파운드리 사업부의 2나노 수율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2나노 수율이 40% 대라고 분석했다. 올해 초 10~20% 대 수율에서 크게 개선된 것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최근 2나노 고객사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엑시노스2600의 성공적 양산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에도 상당히 중요한 사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2나노 수율 60% 대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개발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박용인 시스템LSI 사업부장 사장이 다시 한번 모바일 AP 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나노 공정으로 제작한 ‘엑시노스2500’의 수율 확보에 실패하며, 갤럭시S25 시리즈 탑재가 무산됐다. 오는 7월 출시할 ‘갤럭시Z 플립7’에는 엑시노스2500의 탑재가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성능은 경쟁사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31일 등록된 엑시노스2500의 긱벤치6 멀티코어 점수는 6986점이었다. 이는 퀄컴, 미디어텍뿐만 아니라 중국 샤오미가 최근 출시한 AP ‘XRING 01’이 기록한 9673점에도 크게 뒤떨어지는 점수다.
다만 엑시노스2600이 수율과 성능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내년 시스템LSI 사업부가 실적 반전을 이룰지도 주목된다. 또 이를 탑재하는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의 스마트폰 경쟁력도 올라갈 것인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 삼성전자 갤럭시S25 시리즈. <삼성전자>
갤럭시S25 시리즈는 갤럭시AI와 새로워진 운영체제(OS) 등으로 시장에서 호평 받고 있지만, 퀄컴의 스냅드래곤8 엘리트만 탑재하며 스마트폰 제조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 DX부문의 모바일 AP 매입 비용은 4조7891억 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3조4915억 원보다 37.16% 늘어난 수치다. DX 부문 전체 원재료 비용 가운데 모바일 AP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분기 18.7%에서 올해 1분기 22.5%까지 증가했다.
퀄컴의 AP를 제작하는 대만 TSMC가 첨단 공정 가격을 계속 인상하고 있는 만큼, 퀄컴의 AP 가격도 함께 오르고 있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 AP 매입 비용은 전년 대비 약 19% 증가했다.
삼성 자체 AP인 엑시노스2600의 갤럭시S26시리즈 탑재는 MX사업부의 영업이익 개선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엑시노스2600 초기 테스트 결과에서 여전히 전력효율과 최적화 관련 점수는 공개되지 않았다”며 “끝까지 지켜봐야겠지만, 엑시노스2600의 성공은 삼성전자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 모두에 긍정적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