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엔비디아가 중국에 H20 수출 재개를 앞두고 있지만 현지 경쟁사 및 정부의 견제로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엔비디아 GB200 인공지능 반도체 서버용 제품 홍보용 사진.
화웨이를 비롯한 현지 경쟁사가 미국의 규제를 계기로 단기간에 입지를 강화한 데다 중국 정부도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을 위해 엔비디아를 적극 견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CNBC는 5일 “엔비디아 H20 반도체가 중국 시장에 돌아올 가능성이 크지만 현지 고객사들에게 이전과 같은 수준의 환영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는 엔비디아가 중국을 겨냥해 개발한 저사양 인공지능 반도체 H20 수출을 4월부터 금지했다. 그러나 최근 수출 재개 결정을 내리고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증권사 번스타인은 H20 중국 판매가 재개돼도 엔비디아가 과거의 시장 점유율을 그대로 회복할 가능성은 낮다고 바라봤다.
번스타인은 “미국의 수출 규제는 중국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들이 글로벌 최고 기업인 엔비디아와 경쟁을 피할 수 있는 특수한 환경을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화웨이와 캠브리콘, 하이곤 등 중국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이 2023년 17%에서 2027년에는 55%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반면 엔비디아의 중국 인공지능 반도체 점유율은 지난해 66%에서 올해 54%로 떨어진 뒤 현지 경쟁사에 밀려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 조사기관 퓨처럼도 중국 기업들이 H20 수출 규제 기간에 현지 고객사 확보에 성과를 내며 시장 지배력을 키워 왔다고 분석했다.
현지 빅테크 고객사들도 엔비디아의 판매 재개를 반기고 있지만 중국 정부 차원에서 인공지능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 노력을 강화하며 이를 견제하려는 움직임도 파악된다.
CNBC는 중국 정부가 최근 엔비디아 H20 반도체의 보안 문제를 이유로 들어 관계자를 소환하는 등 시장에 직접 개입하려는 의지를 보인 점을 예시로 들었다.
퓨처럼은 “중국의 이러한 조치는 H20 구매를 고려하는 중국 인공지능 기업들의 의지를 꺾겠다는 의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국 기업들이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력을 충분히 확보해 자급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고 판단할 때 엔비디아를 비롯한 해외 반도체 수입을 제한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하려는 목적이라는 것이다.
퓨처럼은 결국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복잡해지고 중국의 인공지능 기술 자급체제 구축 노력도 가속화되며 엔비디아는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