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첨단 파운드리 독점체제 굳힌다, 삼성전자 인텔 1.4나노 경쟁도 '불안'

▲ 대만 TSMC가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독점에 가까운 체제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경쟁사인 인텔과 삼성전자가 차기 1.4나노 공정까지도 기술 개발 및 안정화에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인텔의 반도체 파운드리 설비 홍보용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인텔이 18A(1.8나노급) 반도체 미세공정으로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포기한다면 TSMC가 수혜를 사실상 독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삼성전자와 인텔이 차세대 1.4나노 공정으로 TSMC를 추월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지만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한다면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투자전문지 마켓워치는 3일 미즈호증권 보고서를 인용해 “인텔이 파운드리 고객사 확보에 실패해 18A 공정을 거둬들이는 것은 TSMC에 반사이익”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를 비롯한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인텔은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에서 주력 공정으로 내세우려 했던 18A 기술을 외부 고객사에 제공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8A 공정이 애플과 엔비디아 등 대형 고객사 반도체 위탁생산 수주에 사실상 실패했기 때문이다.

미즈호증권은 “인텔의 파운드리 신사업 진출 목표가 다시금 큰 상처를 입은 셈”이라며 “그러나 투자자들에게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일”이라고 전했다.

인텔의 18A 미세공정 반도체 수주 및 위탁생산 목표는 이미 실패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지고 있었다는 의미다.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잠재적 라이벌로 떠오르던 인텔의 경쟁 이탈은 TSMC에 수혜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미즈호증권은 “TSMC는 파운드리 단가 책정 및 협상에 더 유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며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인텔은 18A 공정을 외부 고객사에 제공하지 않는 대신 차세대 기술로 개발하는 14A 공정으로 파운드리 사업에 재도전하겠다는 방침을 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미즈호증권은 인텔 14A 공정이 2028년 이전까지는 양산 체계를 구축하기 어렵고 이러한 일정마저도 지킬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역시 TSMC와 3나노 및 2나노 반도체 수주 경쟁에서 매우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 따라서 1.4나노를 비롯한 차기 공정 대결에서 기회를 노려야 할 수 있다.

다만 미즈호증권은 “삼성전자의 1.4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양산 계획은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중장기 관점에서 TSMC를 매우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와 인텔 모두 첨단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기술력을 추격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즈호증권은 당분간 인텔의 주가 상승을 이끌 만한 계기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바라봤다.

증권사 번스타인 연구원은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인텔 18A 공정에 고객사 관심이 낮다는 건 놀랍지 않은 일”이라며 “14A 공정도 시장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예측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