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애플이 올해 가을 출시할 아이폰17 시리즈 출하량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리 사장은 5월13일 공개를 앞둔 슬림형 스마트폰 ‘갤럭시S25 엣지’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점유율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스마트폰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애플이 아이폰17 시리즈 양산을 위한 준비를 마무리하고 있는 가운데, 부품 협력사들이 출하량 전망치를 대폭 낮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최근 부품 공급망 정보를 인용해 애플 협력사들이 아이폰17 시리즈의 출하량이 아이폰16과 비교해 10%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이폰 출하량은 최근 4년 동안 꾸준히 감소했다. 2021년 2억3500만 대 수준이었던 아이폰 판매량은 2024년 2억1800만 대까지 떨어졌다.
올해도 아이폰 판매량 감소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투자은행 모간스탠리는 2025년 아이폰 출하량 전망치를 2024년 출하량과 동일한 2억1400만 대로 하향 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영향을 반영한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심화되면서 아이폰의 중국 판매량은 급감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애플의 중국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감소한 160억 달러를 기록했다.
또 아이폰은 중국 생산 비중이 90%에 달해, 미국의 관세 정책에 직접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2일 진행된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분기에는 관세 영향으로 9억 달러(약 1조3천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노태문 사장은 애플의 위기를 기회로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애플이 장악한 600달러(약 85만 원)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확보에 나설 적기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5월13일 공개할 것으로 알려진 슬림형 스마트폰 ‘갤럭시S25 엣지’는 노 사장의 승부수 가운데 하나다.

▲ 정보유출자(팁스터) 에반 블라스(Evan Blass)가 자신의 엑스(구 트위터)에 올린 갤럭시S25 엣지 홍보 포스터. 마지오(maggio)는 이탈리아 말로 5월을 뜻한다. <애반 블라스>
갤럭시S25 엣지는 삼성전자가 만드는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얇은 기기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기기 두께는 약 5.8mm 수준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갤럭시S25 기본 모델 두께는 7.2mm, 울트라 모델 두께는 8.2mm다.
두께는 얇아졌지만 성능은 갤럭시S25 울트라와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유출된 정보에 따르면 갤럭시S25 엣지는 다른 모델과 동일한 퀄컴의 ‘스냅드래곤8 엘리트’를 모바일 프로세서(AP)로 탑재한다. 또 12GB 메모리 용량에 최대 512GB 저장공간, 3900mAh 크기의 배터리가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은 갤럭시S25 울트라보다 저렴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캐나다 공식 사이트를 통해 유출된 가격은 1200달러(약 170만 원) 수준으로, 갤럭시S25 울트라보다 약 100달러 저렴하다. 국내 가격은 150만 원 정도로 책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애플은 지난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67%의 점유율로 압도적 선두를 달렸지만, 전년도 72%와 비교해 점유율은 5%포인트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8% 점유율로 2위를 유지했지만, 점차 프리미엄 스마트폰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서유럽에서 첫 4주 동안 판매한 스마트폰 가운데 프리미엄 갤럭시S25 시리즈 비중은 23% 수준이었다. 갤럭시S24 시리즈가 21%, 갤럭시S23 시리즈가 16%였던 것과 비교하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얀 스트리작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비중 증가는 서유럽 지역의 ‘프리미엄화’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며 “현재 어려움을 겪는 삼성전자에게는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 2025년 1월22일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갤럭시언팩 행사에서 공개된 갤럭시S25 엣지 모형 사진.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점유율 상승은 삼성전자 수익성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특히 스마트폰 사업이 최근 삼성전자의 실적 선방을 이끌고 있는 만큼, 갤럭시S25 엣지의 성공은 더욱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6조7천억 원을 기록했는데, 그 가운데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사업부가 4조3천억 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직전분기와 비교해 2조2천억 원이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1분기보다도 8천억 원이 늘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갤럭시S25 시리즈의 가격을 동결하는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비중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애플의 점유율을 얼마나 가져올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