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엔비디아가 차기 인공지능 GPU 주력 제품인 B300 생산 계획을 5월로 앞당길 방침을 두고 있다는 대만언론 보도가 나왔다. 엔비디아 블랙웰 GPU 기반 GB200 홍보용 이미지.
미국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엔비디아 ‘H20’ 반도체 수출을 사실상 금지하며 타격이 불가피해지자 신제품 출시를 서둘러 영향을 만회하려 한다는 분석이 제시된다.
대만 공상시보는 28일 부품업계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엔비디아가 B300 반도체 생산 시점을 5월로 앞당기겠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B300은 엔비디아 차기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 ‘블랙웰 울트라’ 시리즈에 적용되는 그래픽저장장치(GPU) 반도체다.
당초 엔비디아가 설계 결함을 비롯한 문제로 올해 블랙웰 울트라 출시를 늦출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오히려 일정을 단축하고 있는 셈이다.
공상시보는 엔비디아가 B300 생산에 TSMC의 5나노 파운드리 미세공정 및 CoWoS-L 첨단 반도체 패키징을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블랙웰 울트라 시리즈 서버용 제품인 GB300 양산이 올해 안에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도 이어졌다.
TSMC는 물론 인공지능 데이터서버 제조사인 폭스콘과 윈스트론, 콴타 등이 엔비디아의 출시 일정 단축에 수혜를 볼 대표적 기업으로 꼽혔다.
공상시보는 엔비디아가 최근 미국 트럼프 정부의 H20 수출 규제에 대응해 B300 생산을 더욱 서두르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시했다.
H20은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미국 바이든 정부의 규제 조치를 준수하며 개발한 제품이다. 현지 고객사들에 강력한 수요를 확보하며 중요한 실적 기반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가 중국의 인공지능 기술 발전을 견제하기 위해 H20 수출마저 금지하는 조치를 내놓으며 자연히 엔비디아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엔비디아가 B300 생산 및 고객사에 공급하는 GB300 서버용 인공지능 반도체 출시를 서둘러야 이에 따른 타격을 만회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공상시보는 “엔비디아 B200 반도체가 이미 양산 단계에 접어든 만큼 B300으로 전환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며 관련 공급망 업체도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GB300이 이전 제품인 GB200과 유사한 디자인을 활용한다는 점도 출시 시기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요소로 꼽혔다.
TSMC가 가동을 시작한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 공장에서 B300 생산을 진행할 가능성도 제시됐다.
엔비디아가 TSMC의 미국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도체 생산 이외에 패키징을 비롯한 다른 공정을 거치기 위해서는 여전히 대만에서 최종 작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공상시보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이른 시일에 개최되는 ‘컴퓨텍스2025’ 행사에서 B300 양산 및 블랙웰 울트라 시리즈 출시 일정을 정식 발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