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동국제강이 철강 수요 부진, 미국발 관세 전쟁 여파 등으로 올해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회사는 지난해까지 봉형강·후판 등 주력 제품의 업황 악화로 3년 연속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올해 들어 국내 제강사의 자발적 감산,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관세 등 일부 호재가 있지만, 근본적 수요 부진에 따른 실적 개선은 어려워 보인다.
 
동국제강 업황 악화에 올해도 실적 부진, 최삼영 품목 다각화로 탈출구 찾아

▲ 최삼영 동국제강 대표이사 사장이 철강 수요 부진, 관세 전쟁 여파 등으로 올해도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자, 유리섬유철근 등 새로운 제품 다각화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동국제강>


이에 따라 최삼영 동국제강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유리섬유철근·대형 용접형강 등 품목 다각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17일 동국제강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회사는 국내 철강 수요 부진에 대응해 프리미엄 제품 개발과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유리섬유철근 브랜드 ‘디케이그린바(DK Green Bar)’, 대형 용접형강 브랜드 ‘디메가빔(D-Mega Beam)’ 등도 지난 10일 초도 생산을 시작해 각각 도로·교량·철도궤도와 건축현장 등에서 수주를 노리고 있다. 

디케이그린바는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GFRP) 제품으로 철근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자재로 꼽힌다. 부식에 강해 해안가나 염해 환경에서도 구조물의 수명을 크게 늘릴 수 있으며,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도 기존 철근의 약 35% 수준이다.

디메가빔은 후판을 용접해 만든 대형 형강제품이다. 높은 강도를 지니면서도 큰 규격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어 대형 건축물, 교량 건설에 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회사는 또 2022년 상용화에 성공한 클래드 후판의 상표로 ‘디클래드’를 지난 19일 특허정보시스템에 등록했다. 

클래드 후판은 서로 다른 금속을 결합시킴으로서 쉽게 부식하지 않는 특성을 지녔다. 판매량이 2023년 59톤에서 2024년 945톤으로 상승하자, 회사가 클래드 후판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회사는 전자빔 용접기를 도입, 클래드 후판 연산 2400톤 생산 체계를 갖췄다. 또 온라인 정밀제어 열가공 처리(TMCP) 클레드 후판, 항공우주용 마르텐사이트계 석출경화형 스테인레스(STS) 등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미래 성장성 확보를 위해 현대제철의 단조제품 자회사 현대IFC 인수를 검토하고 있기도 하다. 

현대IFC는 선박·항공엔진·발전터빈 등 소재인 단조제품을 생산한다. 2024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5274억 원, 영업이익 398억 원을 각각 거뒀다. 2023년보다 매출은 1.7%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101.5% 늘어났다. 

동국제강의 최근 실적 추이를 보면 매출은 2022년 5조2453억 원, 2023년 4조6474억 원, 2024년 3조5275억 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022년 5512억 원, 2023년 4783억 원, 2024년 1025억 원으로 감소 추세가 뚜렷했다.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봉형강은 건설 경기 부진으로 생산·판매량이 감소했고, 후판도 중국산 후판 수입량 증가에 타격을 받아 생산·판매량이 감소했다.
 
동국제강 업황 악화에 올해도 실적 부진, 최삼영 품목 다각화로 탈출구 찾아

▲ 동국제강은 건설경기 침체와 중국산 후판 수입 증가 등으로 올해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부터 업계 감산 등에 따라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동국제강>


다만 증권가에서는 국내 봉형강 제조사들의 감산과 정부의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관세 부과 등에 따라 회사 실적이 올해 바닥을 찍고 내년부터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회사는 2025년 매출 3조4387억 원, 영업이익 869억 원을 낼 것으로 추산됐다. 2024년과 비교해 매출은 2.5%, 영업이익은 15.2% 각각 줄어드는 것이다.

최 사장은 올해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며 ‘내실강화’에 회사경영의 무게를 두고 △저가 수입 철강재 대응 △수출 역량 강화 △신제품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1965년 7월 생으로 영남대 금속공학과 졸업하고, 1997년 동국제강에 입사했다. 그는 당진공장 생산담당이사, 형강생산담당, 포항공장장, 인천공장장,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쳤친 뒤 2023년 대표이사에 선임됐고, 지난해 11월 사장으로 재선임됐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