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중 반도체 규제로 막혔던 중국용 인공지능(AI) 칩 ‘H20’을 판매를 재개할 것이라고 15일 밝혔다.

과거 H20에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를 공급했던 삼성전자는 이번 판매 재개로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의 그래픽용 D램 ‘GDDR7’을 탑재한 차세대 중국용 AI 칩 출시도 앞둬, 수혜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엔비디아 젠슨 황 "중국용 'H20' 판매 재개", 삼성전자 HBM 수혜 예상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용 인공지능(AI) 칩 'H20'의 수출 재개를 선언하면서, H20에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를 공급하던 삼성전자의 수혜가 예상된다. 사진은 삼성전자 HBM 홍보 이미지. <삼성전자>


14일 엔비디아 홈페이지 뉴스룸에 따르면 황 CEO는 최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엔비디아가 H20 판매를 위한 산청서를 다시 제출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에 판매 라이선스를 부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중국의 AI 성장을 견제하기 위해 엔비디아의 H20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수출을 위해서는 미 상무부의 라이센스를 받아야 하는데,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가 이를 발급해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당시 엔비디아는 수출 제한 조치로 2026년 회계연도 1분기(2025년 2~4월)에 55억 달러(약 7조8567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H20 수출 재개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H20에 4세대 HBM3를 공급하며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미국 금융증권사 JP모건은 보고서를 내고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H20 모델에 들어가는 HBM3의 주요 공급업체”라며 “엔비디아가 H20 칩 관련 100억 달러 이상의 환입(Writeback)을 기록할 수 있으며, 이는 삼성전자 3분기 실적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또 삼성전자는 엔비디아가 출시할 중국용 ‘B40’에 단독으로 GDDR7 D램을 공급하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모간스탠리 측은 “엔비디아 B40에 사용되는 GDDR7 매출 기여로 인해 2025년 하반기 삼성전자 D램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삼성전자는 현재 이 제품의 유일한 공급업체”라고 밝혔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