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이사회를 개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차그룹이 한전부지를 인수하면서 10조 원이 넘는 인수가격을 써내는 일이 되풀이 되지 않으려면 재무 전문가 등 이사회 구성을 늘리고 동기유발을 위해 보수체계도 개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 |
||
▲ 정몽구 현대차 회장 |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이사회 구성과 운영이 외국기업들과 비교해 개선할 점이 많다”고 진단했다.
현대차가 한전부지 입찰당시 10조5천억 원을 써냈던 일은 이사회에 재무 전문가가 없었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송 연구원은 현대차 이사회의 구성이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적 이슈를 다루기에 너무 빈약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문분야의 핵심은 재무”라며 “재무전문가는 기업의 투자, 위험, 자금관리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인물로 기업의 필수요소”라고 주문했다.
송 연구원은 현대차의 이사회 구성인원도 더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송 연구원은 “현대차는 부동산같이 현대차가 전문적이지 않은 분야을 판단할 때 그것을 보완해 줄 이사들의 절대적 수가 부족하다”며 “이사회가 효율적으로 운영되려면 지금보다 이사 수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대차가 사외이사를 몇 명 추가로 선임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송 연구원은 이사회 구성원의 보수체계도 동기를 유발하기에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현대차 임원들은 스톡옵션이나 상여금, 주식 등을 받지 않고 단순하게 정액의 임금을 받고 있다.
송 연구원은 “외국기업들은 이사진들에게 주식을 수백만 주씩 주는 데 그들은 회사를 나가면 주식을 처분할 사람들이기에 주가에 무척이나 민감하다”며 “현대차도 이사들에게 대량의 주식을 줄 필요가 있고 보수도 외국처럼 70%를 성과급으로 주는 방법이 효율적” 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한전부지를 시장예상가의 3배나 되는 금액으로 인수해 정보력과 의사결정구조가 세계 5위권의 자동차기업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뒤 현대차의 주가는 25만 원 전후에서 17만 원 전후로 급락했고 한전부지 인수 뒤 반년이 거의 다 되가는 지금도 예전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 주가는 이날 전날보다 5천 원(2.86%) 떨어진 17만 원에 장을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