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삼천당제약이 자체 개발한 경구제 변경 플랫폼의 경쟁력을 가늠할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삼천당제약은 이 플랫폼을 활용해 경구용 당뇨·비만치료제 제네릭 조기 상업화를 목표로 연구개발해 왔으며, 현재 품목허가 신청 가능 여부를 판가름할 최종 시험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특히 이번 결과 발표 시점이 오너 일가의 지분 승계 본격화와 맞물리면서, 시장의 관심은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해당 플랫폼을 적용한 다른 파이프라인 개발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삼천당제약 안팎을 종합하면 조만간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의 BE Study(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최종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네릭(복제약)은 생동성 시험에서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등성이 입증하면 별도 임상 없이 바로 품목허가를 신청할 수 있기에 이번 결과가 사실상 상업화를 위한 마지막 관문으로 여겨진다.
삼천당제약은 노보노디스크의 오리지널 의약품 ‘리벨서스’의 물질특허 만료 시점인 2026년에 맞춰 제품 허가를 목표한다. 리벨서스는 미국에서 물질특허 외에도 2036년까지 유효한 다수의 제형 특허를 보유하고 있지만 삼천당제약은 자체 기술인 에스-패스(S-PASS) 플랫폼을 적용해 특허 회피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이 경우 물질특허 만료와 동시에 시장 진입이 가능한 ‘조기 상업화’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제네릭은 오리지널 의약품과 효능 차이가 없어 시장 진입 시점이 핵심이다. 삼천당제약은 이번 제품이 상업화되면 최소 5년 동안 세계에서 유일하게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제네릭으로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당뇨 적응증은 2026년, 비만 적응증은 2027년 허가를 목표하고 있다.
삼천당제약은 세마글루티드 성분뿐 아니라 터제파타이드, 리라글루티드 등도 당뇨 및 비만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만큼 이번 기술 검증은 플랫폼 확장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생동성 시험 결과 발표를 앞두고 정보 우위에 있는 오너 일가의 선제적 증여가 이루어진 점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 생동성 시험 결과 발표를 앞두고 정보 우위에 있는 오너 일가의 선제적 증여가 이루어진 점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어 올해 6월에는 본인이 직접 보유한 삼천당제약 주식 162만2400주 중 159만9400주를 딸 윤은화 씨와 사위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에게 각각 79만9700주씩 증여하기로 결정했다. 증여 이후 사실상 지배주주인 윤 회장의 지분율은 6.9%에서 0.1%로 감소하고, 전 대표와 윤 씨의 지분율은 각각 3.41%가 된다.
일반적으로 오너 일가의 지분 증여는 주가가 낮을 때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내부적으로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본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이 큰 바이오산업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실패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하는 시선도 있다.
다만 생동성 시험에 성공하더라도 상업화가 곧바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치료제의 상업화는 삼천당제약이 주장하는 대로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 회피가 실제로 가능해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품목허가 심사 과정에서 오리지널 개발사인 노보노디스크가 특허 침해를 문제 삼을 수도 있기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천당제약의 세마글루타이드 시장 진출에 대한 긍정적 전망과 함께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위해주 연구원은 “S-PASS 임상 개념 검증이 완료되면 인크레틴 비만 치료제를 보유한 기업에 기술수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평가했다. 다만 회사 측이 노보노디스크의 경구제 기술 SNAC 특허를 회피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관련 기술 자료가 아직 공개되지 않아 실질적인 기술적 차별성을 판단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생동성 시험 결과는 발표 시점에 맞춰 보도자료와 IR 자료 등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며 “윤 회장은 평상시 연구개발 투자 증대와 해외시장 진출을 강조해 왔고 삼천당제약의 글로벌 시장 진출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번 지분 증여는 전 대표가 해외사업에 더욱 전념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준다는 의미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