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지밀’로 유명한 정식품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생수사업에 진출했다.

정식품은 창업주 정재원 명예회장의 손자인 정연호씨가 최근 경영에 참여했는데 매출다각화를 통해 3세 경영의 기반을 닦고 있다.

◆ 정식품, 생수사업 진출

정식품은 16일 지리산 암반수로 만든 ‘심천수’를 내놓으며 생수사업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정성수, 정식품 생수사업 진출로 3세경영 길 닦을까  
▲ 정성수 정식품 회장.
정식품은 생수사업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국내 생수시장은 2000년 이후 연평균 11% 성장하며 지난해 7천여억 원 규모를 기록했다. 2020년에는 1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식품 관계자는 “웰빙 트렌드 확산, 소규모 가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생수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식품은 최근 몇년 동안 극심한 성장통을 겪었다.

정식품은 국내 두유시장 1위 사업자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7년 동안 연평균 매출성장률이 8.1%의 고성장을 했다.

그러나 두유시장 소비층이 고령화되며 시장규모가 축소되었고 대체음료시장도 커지면서 정식품은 매출이 2013년 2115억 원에서 2014년 1723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도 2011년 90억 원에서 2012년 61억 원, 2013년 27억 원, 2014년 16억 원으로 하향세를 보였다.

정식품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베지밀 한우물’ 경영원칙을 수정했다.

정식품은 2014년 7월 두유에 애플망고 과즙과 복숭아 알갱이를 넣은 ‘애플망고 두유’를 내놓았는데 시장에서 반응이 좋았다. 정식품은 이 덕분에 2015년 매출 1787억 원, 영업이익 76억 원을 내며 실적반등에 성공했다.

정 식품은 이후 매출다각화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4월 ‘리얼코코넛 밀크’와 8월 임신·수유부 전용 두유인 ‘베지밀 건강맘’을 내놓았다.

◆ 정식품, 3세경영 안착할까

정식품은 소아과 의사출신인 정재원 명예회장이 1973년 56세의 나이에 설립한 회사다.

정 명예회장은 ‘흙수저’출신이다. 그는 15세에 의대생들의 교재를 복사하는 사환일을 시작했고 주경야독으로 공부해 20살에 의사시험을 통과했다.

  정성수, 정식품 생수사업 진출로 3세경영 길 닦을까  
▲ 정재원 정식품 명예회장.
소아과 의사로 어린아이들을 진료하다 우유나 모유의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한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유당불내증’으로 아이가 죽자 충격을 받았고 각고의 노력 끝에 콩을 기반으로 한 ‘베지밀’을 만들어냈다. 이후 정식품을 세우고 공장을 지어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었다.

정 명예회장은 2010년 아들인 정성수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줬다. 현재 정식품 지분도 정성수 회장이 38.77%로 정재원 명예회장의 23.33%보다 많다.

정식품은 올해부터 3세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임원인사에서 정재원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성수 회장의 장남인 정연호씨를 부사장으로 신규 선임했다.

정연호 부사장은 2014년 4월 정식품의 화장품 계열사인 오쎄에 이사로 부임하면서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오쎄는 2014년말 자본잠식에 빠졌고 이 때문에 경영승계 과정을 놓고 불안한 시선도 나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식품이 매출다각화 성공으로 경영실적이 좋아지면 3세 경영도 쉽게 안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